어린이학습관

우리의 미래 철강이 만들어 갑니다.

잼있게 배워봐요

넋을 빼놓는 음악,
철의 또 다른 재주

드럼통, 철판 드럼

중국 당나라 사람들은 철을 좋아했다. 철필불개(鐵筆不改)라 해서 정부의 선언문을 철판에 새겨 공포했다. 또 철판을 이용해 작은 꽃가지나 풍경화를 정교하게 만들어서 거실에 걸어 두기도 했다. 철이 얼마나 흔했으면 실내 장식품으로까지 애용됐을까. 그것만 보아도 고대 중국은 강국이 틀림없다. 지금도 두꺼운 철판을 자르고 붙여서 묘한 철 조각품을 만들고 있다. 음악 분야에도 철을 이용한 악기들이 있다. 드럼통으로 만든 철판악기는 카리브 해 연안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들에겐 대단히 사랑을 받고 있는 생활 속의 음악도구이다. 이같이 드럼통을 두르려 만든 철판 드럼으로 4~5명이 한 팀을 이뤄 신들린 듯 연주한다. 칼립소 음악을 주로 연주하는데,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음색과는 또 다른 경이로운 소리를 들려 준다. 판음악단은 1940년대까지 흑인 고유의 고전음악을 이 철판 드럼으로 연주했다. 지금은 로큰롤이나 디스코, 랩 그리고 국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연주되고 있다. 길바닥에서 탄생한 판음악, 카리브 해 연안의 사람들이 정규 음악으로 교육까지 한다는 판음악은 전쟁의 유품 드럼통이 탄생시킨 새로운 음악이다. 철판 드럼을 만드는 과정은 길바닥에서 탄생시킨 음악이라는 점을 하나도 거스르지 않는다. 1950년대 후반, 우리는 드럼통을 두드려 넓게 펴서 지붕을 해 얹거나 판잣집 벽체로 이용했다. 그 삶의 흔적을 요즈음의 신세대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아예 없었던 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카리브 해 연안 사람들은 판악기를 만들었다. 쇠가죽이나 양가죽으로 만들어야 제격인 줄 알았던 드럼의 계보에 철판드럼이 새로 입적한 셈이다. 사물을 대하는 서로 다른 인식은 이질적인 문화를 낳는다.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사용되는 철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