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있게 배워봐요
스틸이 여는
불심의 세계
통일신라의 융성한 국력을 대변하는 것은 불상이다. 그 영향은 고려시대로 이어지지만 조선시대에는 억불정책으로 화려한 불상이 보이지 않는다.
불상들은 국보급에서부터 산사를 다니다 보면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것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불상이 대표적인 우리의 문화유산이라는 데 이의가 없다. 또한 불상은 대체로 석불, 마애불, 금동불, 철불, 목불, 칠불, 소조불 등으로 구분되며, 화강석으로 만든 석불이 주류를 이룬다.
마애불은 천연 암벽에 거대한 크기로 조각한 석불이며, 금동불은 청동으로 만들어 금을 입힌 불상을 말한다. 철불은 통일신라 이후부터 발견되지만 고려시대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체로 철만으로 종을 만들면 둔탁한 소리가 나기 때문에 집 대문에 거는 작은 종을 만드는 데에만 이런 방법이 쓰였으며, 불상 역시 금속으로 만들 경우에는 청동을 주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밖에 목불, 칠불, 소조불상 등은 재난으로 인해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이 별로 없다.
통일신라시대의 대표적인 철불은 국보 제117호인 보림사 철조비로 자나불좌상(전남 장흥군 유치면 봉덕리 소재)과 국보 제63호인 도피안사철조비로자나불좌상(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관우리 소재) 그리고 보물 제 41호인 실상사 철제여래좌상(전북 남원군 산내면 소재)이다.
높이 2.51m의 보림사 철불은 철재 위에 금칠을 했다. 얼굴은 원만하면서도 위엄이 넘치고, 두 귀는 길게 늘어져 있다. 또 목에는 삼도(三道)가 둘러져 있다. 1950년 3월 18일 이 불상을 봉안하고 있던 불전이 화재로 전소됐으나 철불좌상만은 녹지 않고 그대로 남았다. 불상에 새겨진 명문에는 신라 헌강왕 3년에 만든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철불은 신라 후대인 9세기(850년)부터 고려시대로 이어지면서 거작이 만들어졌는데, 고려시대의 철불은 정부가 국보가 아닌 보물급으로 취급할 정도로 신라시대보다는 조각기술이 떨어진다.
고려시대의 철불로는 보물 제332호인 춘궁리 철조석가여래좌상(충북 충주시 단월동 소재)과 보물 제 512호인 단호사 철불좌상(충북 충주시 단월동 소재) 그리고 보물 제98호인 충주 철불좌상(충북 충주시 지현동 대원사 소재) 등이 있다.
높이 1.3m의 단호사 철불좌상은 양미간의 백호공에 백호를 새로 끼워 넣었으며, 결가부좌한 양쪽 발바닥이 노출된 것이 특징이다. 충주 철불좌상은 높이가 98cm에 불과하며, 부처님의 얼굴이라기보다는 신장상(神將像)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속적인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다. 귀는 파손됐으며, 상반신이 짧아 균형감이 없어 보인다. 순수 철소재로 조성한 철불은 이렇게 여섯 곳에서 볼 수 있다.
고려시대를 끝으로 막을 내린 철불 조성을 정부 차원에서 다시 추진하여 21세기의 정교한 기술로 세계에서 가장 큰 철불을 만들면 어떨까? 그리하여 한국을 찾는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한국의 철강산업이 문화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의미를 부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