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학습관

우리의 미래 철강이 만들어 갑니다.

잼있게 배워봐요

타이타닉 호는
왜 침몰했을까

타이타닉 호, 벤저민 구겐하임

1912년 4월 14일 승객 2,228명을 태운 타이타닉 호가 침몰할 때 최후를 맞이한 사람들이 보여 준 모습은 1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큰 화젯거리다.

철강 사업가 벤저민 구겐하임은 타이타닉 호의 운명이 결정되자 턱시도를 차려 입고 최후를 준비한다. 그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그의 현지처와 하인을 구명보트에 먼저 태워 보낸다. 그리고 뉴욕의 부인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전해 달라며 구명자켓 마저 거부한다. 그는 마지막까지 영국신사의 도를 지키면서 브랜디 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거대한 철강기업의 오너는 죽음 앞에서 호들갑 떨지 않았다.

아일랜드 퀸스타운을 거쳐 뉴욕을 향해 전 속력으로 항진하다 침몰한 타이타닉 호가 9편의 영화로 만들어질 만큼 우리의 기억에 남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애초부터 침몰할 수 없게 설계된 최첨단 선박이 침몰했다는 사실과, 배가 침몰하면서 생과 사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도 신사도가 지켜졌다는 사실 때문이다. 승객 2,228명이 대부분 구조될 수 없는 상태에서 여자와 노약자를 먼저 구명보트로 실어 보낸 휴머니즘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당시 과학자들은 강판을 잇는 *리벳이 약했고, 저품질의 강판이 사용되었다고 지적했지만, 그것은 잘못된 것이었다.
* rivet, 굵은 못

타이타닉 호를 제조한 곳은 북아일랜드 수도에 소재한 ‘할랜드월프 조선소’이다. 월프 조선소는 타이타닉 호를 건조할 때 ‘지멘스 마틴’방식을 채택했다. 이 방식은 군 수송을 전담하던 튜토닉 앤 머제스틱사가 1889년부터 사용해 오던 방식이었다.

다시 말해, 타이타닉 호는 거의 군함 수준으로 인식될 만큼 견고한 유람선이었으며, 철강인들이 제조한 선박용 강판 또한 매우 견고했었다.

타이타닉 호는 총 16개의 방수 격실을 내장하고 이 중 4개가 열리거나 파손되어도 물 위에 뜰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방수 격실을 5칸이나 뚫고 지나갈 만한 선박 사고는 사실 드물기 때문에 타이타닉 호는 ‘사고 없는 선박’이라는 이름이 붙었던 것이다. 그런 타이타닉 호가 침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빙산이 부딪치면서 방수 격실의 다섯 번째 칸까지 뚫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결국 타이타닉 호의 침몰은 인간이 시간과 속도의 중요성을 외면해서 발생시킨 대재앙이었다.

지금은 모든 선박을 이중 선복으로 건조하고 있다. 100여 년 전보다 조선용 강판의 제조기술도 엄청나게 발달해서 웬만한 선박의 한쪽 면을 두세 장의 강판으로 단번에 건조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도 기술 문명의 기적을 원한다. 하지만 아무리 불가사의한 철강제품을 만들더라도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기본이다. 기본을 지키지 않을 때 대재앙이 발생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타이타닉 호가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