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학습관

우리의 미래 철강이 만들어 갑니다.

잼있게 배워봐요

헨리 베세머

그가 있어 강철이 있다

HENRY BESSEMER

시대를 막론하고 호황기가 있으면 불경기도 있게 마련이다. 17세기에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전 유럽으로 확산되며 유럽 경제는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다 1870년대부터 약 20년에 걸쳐 유럽 국가들은 일제히 불황을 맞게 된다. 유럽 각국은 이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범국가적인 노력을 시작했다. 산업 발전을 위해 과학적 발명과 기술혁신을 장려한 것이다. 학자들이 ‘제2차 산업혁명기’라고 부르는 이 시기의 가장 중요한 기술 혁신은 바로 강철의 대량생산을 가능케 한 ‘베세머 제강법’이다.

헨리 베세머(1813~1898)는 제임스 와트, 조지 스티븐슨, 헨리 코트 등 철강사의 발전에 한 획을 그은 기술자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태생이다. 아버지가 활자 주조소를 운영하는 바람에 베세머는 용융 금속을 처리하는 법을 익히며 성장기를 보냈다. 뛰어난 기술자이자 발명가였던 베세머는 자동 스탬프기, 청동색 분말도료, 활자 주조기 등 다양한 발명품들을 만들어 무려 120여 건의 특허를 받았다. 이 중 대표적인 발명이 1856년에 개발한 ‘베세머 제강법’이다.

1850년대 초, 베세머는 대형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강한 포신을 제조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선철보다 훨씬 강하고 유연한 철이 필요했다. 실험을 계속하던 베세머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용해된 선철에 공기를 불어넣어 불순물을 제거하면 가열하지 않고도 용융강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이 방법으로 선철 속의 규소, 망간, 탄소가 산화되면 선철은 강철로 바뀌게 된다.

베세머 제강법은 생산성도 높았다. 10톤의 철을 정련하려면 기존의 퍼들법으로는 3일이 걸렸으나 베세머법은 20분만에 해결됐다. 베세머는 1860년부터 셰필드의 제강공장에서 베세머 제강법으로 조업을 시작하여 큰 성공을 거뒀다. 근대 제강법의 기초를 확립했을 뿐 아니라 기업화에도 성공한 것이다. 그는 1871년 영국철강협회 회장으로 취임했고, 1879년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강철의 대량생산은 대양 무역과 철도, 무기 제조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영국은 강철로 만든 대포와 총으로 아시아, 아프리카의 식민지를 정복했고, 식민지에 철도를 놓았다. 19세기 후반의 ‘해가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은 이처럼 앞선 기술력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