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학습관

우리의 미래 철강이 만들어 갑니다.

잼있게 배워봐요

해리 브리얼리

녹을 영원히 추방하다

ANDREW CARNEGIE

사소한 실수나 발견이 위대한 발명으로 이어지게 되는 에피소드는 과학사에 제법 많이 등장한다. 20세기의 새로운 철인 스테인리스 스틸을 발명한 해리 브리얼리(1871~1948)의 이야기도 이런 경우에 속한다.

스테인리스 스틸의 발명은 철의 폭넓은 사용에 힘입은 바가 크다. 강철이 대량 보급되고 가격이 내려가면서 19세기 중엽부터는 각종 철제 생활 용품, 특히 칼과 그릇, 도마 등 주방 용품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존의 철은 산에 닿으면 쉽게 부식해 버린다는 약점 때문에 철제 부엌 용품 쓰기를 주저하는 주부들이 많았다. 하지만 20세기 초, 영국 셰필드의 기술자 해리 브리얼 리가 산에 닿아도 부식하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 말 그대로 ‘녹슬지 않는 철’을 발명함으로써 철제 용품의 사용은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오게 되었다.

영국 램스덴에서 태어난 브리얼리는 철강 노동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열두 살 때부터 철강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20세에 셰필드의 제강회사 내 연구소의 보조 연구원이 된 브리얼리는 1912년 어느 날, 연구소 뜰을 거닐다가 이상한 물건을 발견하게 됐다. 뜰 구석에 쌓여 있는 철 스크랩 사이에서 무언가가 햇빛에 반짝이고 있었던 것이다.

무심코 주워 들고 보니 며칠 전 철과 크롬을 합금하다 실패해 버린 쇳조각이었다. 브리얼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비가 내렸는데도 이 쇳조각이 녹슬지 않고 깨끗한 상태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는 허둥지둥 연구실로 들어가 이 쇳조각에 함유된 철과 크롬의 합금 비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브리얼리는 크롬을 13% 함유한 강철은 산에 잘 부식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우연한 기회에 브리얼리는 ‘녹슬지 않는 철’ 스테인리스 스틸을 발명하게 된 것이다. 브리얼리의 실험은 곧이어 터진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중단됐지만 그 외에도 다른 여러 과학자들이 스테인리스 스틸의 성능을 연구했다. 크롬 말고도 니켈 등을 다양하게 합금하는 실험이 행해졌고, 이런 실험의 결과로 여러 종류의 스테인리스 스틸이 탄생했다.

내구성이 강하면서도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은 주방 용품에 혁명을 가져왔다. 값비싼 은 식기나 무겁고 쉽게 녹스는 놋쇠 식기를 스테인리스 스틸 식기가 대체하게 된 것이다. 브리얼리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강철의 발명자 베세머의 이름을 따 제정된 베세머상을 1920년 수상하기도 했다.